글/사진 지식존중 크루1기_김하민
prologue. 우연히 하게 된 도전
우연히 들어가게 된 대외활동 사이트에서 우연히 보게 된 대상그룹 지식존중 프로젝트의 공고. 그렇게 지식존중 프로젝트와 나의 첫 만남은 ‘우연’에서 시작되었다.
처음 모집 공고를 보았을 때는 여느 대외활동 공고와 비슷하다고 생각했지만, 공고를 읽으면 읽을수록 ‘전라북도 무주’, ‘지역 리포지셔닝’, ‘프로젝트 실행’이라는 말들이 다른 대외활동과는 다르다는 느낌을 주면서 점점 강한 호기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렇게 생긴 호기심은 하루 종일 리포지셔닝 사례들을 찾아보거나 식재료를 활용하는 아이디어들을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는 등의 행동으로 변하였다. 그리고 점점 지식존중 프로젝트 활동이 기대된다는 생각과 ‘이 활동, 정말 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우기 시작했다. ‘하고 싶다는 강한 열망’이 느껴진 순간, 더이상 망설일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고 바로 지식존중 1기 크루에 도전하게 되었다.
정말 ‘우연’으로 모든 일이 시작되었지만, 지금은 나의 ‘필연’이 된 지식존중 프로젝트. 우연이 필연으로 바뀌기까지의 여정이 때론 기쁘고, 때론 힘들고, 때론 뜻 깊었기에 그 희노애락의 여정을 글로 남겨보려고 한다.
part 1. 지식존중 1기 활동을 준비하며
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계속해서 지식존중과 관련한 생각을 했기 때문인지 예상했던 것보다 지원서 쓰는 것이 그리 어렵지는 않았다. 그동안 계속 생각을 하며 느꼈던 감정, 하고 싶고 배우고 싶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진솔하게 글로 녹여냈더니 제한 글자수가 금방 채워졌다. 하지만 문제는 따로 있었는데, 바로 ‘지역 아이디어 기획안’이었다. 이것 역시 아이디어 자체는 금방 떠올랐지만, 아무리 찾아봐도 아이디어를 완벽하게 설명하는 레퍼런스 이미지를 찾을 수가 없어 어떻게 레퍼런스를 채워야 할지에 대해 굉장히 오랜 시간 고민했던 것 같다. 그렇게 고민한 끝에 내린 결론은 ‘내가 직접 그리자’는 것. 미술을 전공하지도, 그림을 그리 잘 그리지도 못했지만, 나의 아이디어를 온전히 전달하기 위해 종이에 연필과 색연필로 아이디어 실현 그림을 그렸고, 이를 사진 찍어 지원서 칸에 첨부하였다. 그리고 그렇게 지원서를 마무리하고 구글 폼으로 제출한 후 하염없이 1차 결과만을 기다렸다.
어느덧 1차 결과가 나오는 날이 되었고 그날은 유독 눈이 일찍 떠졌다. 그리고 묘하게 긴장되는 마음과 함께, 최대한 담담한 척을 하며 하루 일과를 수행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문자 소리를 들을 때마다 잔뜩 긴장되었다가 광고 문자라는 사실을 알면서 긴장이 탁 풀리기를 세 번, 괜히 휴대폰을 힐끔거리고 지식존중 프로젝트 공식 사이트를 클릭하며 공지사항만 바라보기를 수십 번. 정말 너무나도 하고 싶었던 활동이었기 때문일까, 면접이라는 기회라도 정말 얻고 싶다는 마음이 컸기 때문일까, 시간은 평소보다 느리게 흘러갔고 그렇게 하염없이 결과를 기다리던 중 결과 문자가 왔다. 결과는 ‘합격’. 안도와 함께 행복한 감정이 흘러들어왔고 최종 합격을 꿈꾸며 면접을 준비했다. 1기 활동이었던 만큼 더더욱 면접이라는 존재가 미지수로 느껴졌지만, 극복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면접날을 기다리며 더 열심히 준비했다.
면접날 당일. 준비한 면접 자료를 계속 보면서 떨리는 마음과 함께 면접 장소로 향했다. ‘회사’라는 공간이 주는 위압감과 ‘면접’이라는 상황이 주는 긴장감을 비록 완전히 무시하진 못했지만,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긴장을 풀고 면접장에 들어가려고 하였다. 하지만 면접장은 내 예상보다 훨씬 컸고, 분위기는 엄숙했으며, 같이 면접을 보러 들어간 다른 지원자들은 답변을 정말 잘했다. 그래서인지 면접 중간에도 긴장감이 시도 때도 없이 불쑥 그 존재감을 드러냈지만, 어렵게 얻은 기회를 허망하게 날리고 싶진 않다는 생각에 최대한 준비했던 모든 내용을 보여드리고자 노력하였고, 그 노력 덕분에 면접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스스로에게 완전 만족하는 면접은 아니더라도 엄청 후회되는 면접은 아니었던 것 같다는 나름의 평가를 내릴 수 있었다. 그리고 다시 최종 결과를 기다리는 시간을 가졌다.
다음에는 이런 질문을 받았을 때 이렇게 답변을 해야지, 저 질문에서는 답변의 흐름을 좀 더 부드럽게 바꿔야겠다 등 면접을 복기하며 성실하게 최종 발표만을 기다렸고, 1차 결과 발표날처럼 최종 발표날 역시 느린 시간과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오전을 보냈다. 오후가 되자 나에게 한 통의 문자가 왔고, 그 문자에는 내가 하루 중 가장 기다리던 소식이 담겨있었다.
그렇게 나는 지식존중 1기 크루가 되었다.
part 2. 본격적인 지식존중 1기 활동 시작!
진정한 지식존중 1기 크루가 되는 날인 발대식이 되었다. 발대식은 면접 장소와 동일한 장소에서 진행되었는데, 떨리는 마음이 아닌 벅차고 설레는 마음으로 도착한 그곳은 면접 때와는 다른 따뜻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정해진 자리에 앉고 옆자리 크루들과 약간의 대화를 나누며 시간을 보내자 어느덧 발대식이 시작되었다. 발대식의 순서가 진행될수록 지식존중 프로젝트의 의미와 무게를 더욱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으며, 지식존중 1기 크루가 된 내가 가져야 할 책임감도 묵직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그 묵직함 또한 지식존중 프로젝트 지원을 준비하면서 내내 원했던 것이었기 때문에 ‘두렵다’라는 감정보다는 ‘해내고 싶다’라는 감정이 들었고, 이 감정은 발대식 이후에 진행된 오리엔테이션 때 모든 크루들을 만나며 ‘해낼 수 있다’라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여러 감정의 변화, 그리고 조금씩 쌓이기 시작한 크루들과의 신뢰와 함께 본격적인 지식존중 프로젝트 활동이 시작되었다.
지식존중 프로젝트의 첫 번째 활동은 서경종 CD님의 강의와 강준원 퍼실리테이터님과 함께하는 워크샵이었다. 지식존중 프로젝트 지원 준비를 하며 지역 리포지셔닝이나 브랜딩에 대해 자료조사를 했지만 여전히 부족한 수준이었기 때문에 이번 강의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했었고, 실제로도 ‘브랜드가 걸어가야 하는 길이 무엇인지’, ‘소비자에게 공감할 요소를 주는 것의 중요성’, ‘어떤 기준으로 무엇을 융합할 것이며, 우리가 찾아야 하는 무주는 무엇인지’ 등 지식존중 프로젝트를 원점에서 어떻게 바라보고 실행해야 하는지에 대한 감을 잡을 수 있었던 중요한 강의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막연하게 생각만 했던 아이디어를 어떻게 혁신적으로 실현시킬 것인가’라는 질문의 연속이었던 강의. 강의를 들으며 발대식에서 느껴졌던 묵직함이 다시 느껴졌지만, 그 묵직함이 오히려 더 즐겁게 느껴졌던 것 같다. 이후 워크샵을 통해 크루들이 처음 지원서를 제출했었을 때 냈던 아이디어들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원서를 쓸 당시에는 이것 말고는 다른 아이디어는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세상은 넓고 사람들의 생각은 다양하다’라는 말을 증명해주는 것 마냥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분야의 서로 다른 아이디어들을 들을 수 있었다. 다른 크루들의 참신한 아이디어들을 들으며 같은 주제를 이런 방식으로도 해석해서 아이디어를 낼 수 있구나라는 것을 배울 수 있었던 소중한 지식존중 프로젝트의 첫 활동이었다.
지식존중 프로젝트의 두 번째 활동은 무주 탐방이었다. 이번 지식존중 프로젝트의 가장 중심이자 시작점이 될 곳인 무주. 처음 가보는 미지의 공간처럼 느껴졌던 무주에 대한 첫 인상은 ‘여유로움’이었다. 어딜가도 볼 수 있는 초록빛, 거대한 돌을 뚫은 통로와 넓은 강, 산 속 숨겨진 동굴과 동화 같은 마을, 그리고 신비한 식재료와 맛있는 음식까지. 무주 탐방 전, 한아름 팀장님께서 무주를 ‘가보면 아는 곳’이라고 말씀해주셨는데 그 속뜻을 무주에 도착한 순간 바로 알 수 있었다. 이렇게 좋은 곳을 왜 진작 오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 자연과 사람이 함께 사는 신기한 공간이라는 감상, 처음 보는 마을 풍경과 관광지의 모습에서 느낀 신비함, 무주 군민들에게서 느낄 수 있었던 무주를 애정하는 감정. 그리고 가보면 그 매력을 절로 느낄 수 있는 곳을 어떻게 가고 싶게 만들까하는 고민. 1박 2일이라는 길지 않은 시간 동안 결코 적지 않은 것들을 보고 느끼며 무주에 대한 매력과 신비함에 흠뻑 빠질 수 있었던, 그래서 더 리포지셔닝 방안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던, 그런 무주 탐방이었다.
그 다음 활동은 바로 무주 탐방에서 느꼈던 것들과 새로운 아이디어를 융합하여 조별로 지역 리포지셔닝 아이디어를 기획하고 발표하는 것이었다. 워크샵에서 같은 조가 된 크루들과 함께 무주 탐방 때 느꼈던 감정이나 생각, 그리고 관련된 새로운 아이디어들을 공유하며 대략적인 기획 아이디어들을 모았고, 일주일 동안 줌 미팅을 통해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며 기획안을 작성하였다. 그리고 일주일 후 다른 크루들과 담당자님들 앞에서 준비한 기획안을 발표했고 이에 대한 피드백을 받았다. 피드백은 마음 스튜디오의 이달우 대표님께서 해주셨는데, 피드백에 앞서 대표님께서는 공간과 전시, 그리고 조형물에 대한 강의를 해주셨다. 공간이 가져야 하는 상징성과 가치, 그리고 실제 조형물 등이 설치되었을 때 해당 공간이 얼마나 유지될 수 있는지를 생각해야 한다는 것과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공간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는 것, 가장 순수한 아이의 시선으로 바라보라는 것 등 평소에 주의 깊게 생각하지 않았던 부분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면서 그것에 특별한 의미를 불어넣는 작업을 해야 한다는 강의를 들으며 정말 대단하고 기발하다는 생각과 함께 팀원들과 일주일 동안 작성한 기획안이 대표님께서 말씀하셨던 조건들 중에 일부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피드백 시간에 대표님께서 정확하게 그 부분들을 짚어주셨다. 열심히 회의를 하며 냈던 아이디어들이 한순간에 사라지는 것 같이 느껴져 조금 씁쓸하게 느껴지기도 하였지만, 반대로 잃어버렸던 방향성을 다시 찾아주시고 거기에 힌트까지 얹어주신 것 같이 느껴져 다시 희망을 가지고 대표님의 피드백을 계속 생각하며 팀원들과 함께 디벨롭 기획안을 작성하였다. 그리고 다시 일주일이 지나 발표의 시간이 다가왔고, 다시 원점에서부터 생각한 아이디어들을 크루들과 함께 나눴고 또 다른 조들의 디벨롭 아이디어들을 들었다. 그리고 아주 오랜 시간 동안 회의를 통해 우리는 한 가지 결론에 도달할 수 있었다.
“우리는 무주에 대형 브라키오 조형물을 세울 것이다.”
하나의 결론이 나오자 그 이후는 결론의 구체화를 위한 작업들이 이루어졌다. 크루들은 기획운영팀, 스토리텔링팀, 홍보팀 등 총 3개의 실행팀으로 나뉘어 각 팀별로 과제들을 수행하였고, 나는 스토리텔링팀이 되었다. 사실은 팀을 선정하기까지 많은 고민이 되었지만, 한아름 팀장님의 ‘여러분들은 심장이 뛰는 일을 했으면 좋겠어요’라는 말씀을 듣고 조금 더 내 심장이 뛰었던 스토리텔링팀을 선택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선택은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스토리텔링팀에서는 조형물과 식재료, 무주, 지식존중 프로젝트의 취지 등이 모두 녹아져 있는 하나의 큰 스토리를 작성해야 했고, 그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계속되는 새로운 아이디어 도출과 수정, 방향성 전환과 스토리 작성 및 회의. 스토리텔링팀에서 제출한 많은 스토리들은 그만큼 많이 백지로 돌아갔다. 그 과정에서 한계를 많이 느끼게 되었다. 처음 낸 스토리는 좋은 스토리가 아니었던 걸까, 지금은 괜찮을까, 이 부분은 좀 더 매끄럽게 적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저 부분은 디테일이 조금 떨어지는 것 같다. 그렇게 꽤 오랜 기간 동안 오직 스토리만을 생각하며 스토리 작성과 수정을 반복하였다. 그 과정에서 때로는 소재 고갈이라는 한계, 때로는 문장 표현에서의 한계, 때로는 시간적인 측면에서의 한계를 느꼈고, 그때마다 다소 지치기도 하였다. 하지만 그런 한계를 느낄 때마다 에디터님과 디렉터님의 피드백, ‘여러분들의 아이디어가 결코 틀린 건 아닙니다.’라고 말씀해주셨던 팀장님, 그리고 든든한 팀원들 덕분에 거기서 멈추지 않고 더 나아갈 수 있었다. 협동을 통해 한계를 뛰어넘는 방법,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던 귀중한 시간이었다.
어느 정도 스토리텔링팀의 일을 마무리하자 얼마 지나지 않아 홍보팀을 도와 두 번째 무주 탐방을 떠나게 되었다. 원래 두 번째 무주 탐방은 훨씬 전에 진행되었어야 했던 일정이었는데, 기록적인 폭우로 인하여 취소가 되어 각 팀별로 스케줄에 맞게 탐방을 하게 되었다. 스토리텔링팀의 경우 탐방이 꼭 필요하진 않아 탐방 계획을 따로 세우진 않았으나, 홍보팀에서 콘텐츠 제작을 위한 사진 및 영상 촬영에 도움이 필요하다고 하여 같이 당일치기 무주 탐방을 가게 되었다. 다시 가게 된 무주는 1차 탐방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을 선사해주었다. 풍경은 한 층 더 푸른색을, 온도는 더움과 뜨거움 그 사이를, 분위기는 훨씬 포근해진 느낌을. 홍보팀과 함께 촬영을 진행하면서 여름의 무주를 만끽할 수 있었고, 그 분위기를 온전히 카메라에 담아낼 수 있도록 노력하였다. 당일치기로 일정이 진행되었던 만큼, 훨씬 바쁘게 움직이며 일정을 소화해서 그런지 집에 돌아갈 때 쯤에는 녹초가 되었지만, 휴대폰 안에는 아름다운 무주의 풍경이, 마음 속에는 크루들과의 재미있는 추억이 가득 쌓여 있었기에 마냥 힘들지만은 않았다. 그렇게 2차 무주 탐방이 끝났다.
탐방 이후에는 지식존중 프로젝트의 마지막을 위해 모든 크루들이 홍보 콘텐츠 제작에 힘썼다. 각자 역할을 분담하고 그에 맞는 카드뉴스, 홍보물, 인스타그램 본문 글 등을 제작하고 작성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나는 무주의 특산물 중 머루를 소개하는 콘텐츠와 SNS 이벤트 콘텐츠를 담당하게 되었는데, 이것 역시 스토리텔링팀 과제처럼 계속되는 제작과 회의, 그리고 수정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그 과정 또한 재미있었다. 기획안을 작성하는 방법을 기획운영팀 크루들에게 배우는 것도, 계속되는 피드백 속 내가 부족했던 부분들을 배우는 것도, 새벽까지 콘텐츠를 제작하면서 몸은 피곤했지만 콘텐츠가 완성되는 모습을 보는 것도, 전부 다 재미있게 느껴졌다. 그리고 지식존중 프로젝트가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는 사실이 조금 아쉽게 느껴졌다. 여러 복합적인 감정과 함께, 활동이 점차 끝나갔다.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어느덧 8월의 마지막 날이 찾아왔고, 지식존중 프로젝트의 마지막 일정인 해단식이 무주에서 시작되었다. 해단식은 무주 전통생활문화체험관에서 진행되었으며 활동 보고, 크루들의 소감, 수료증 수여 등의 차례가 순서대로 지난 후 대망의 브라키오 조형물을 보러 다같이 남대천으로 이동하였다. 전날에 비소식이 있었기에 조금 걱정이 되기도 하였지만, 다행히 날씨는 맑았고 브라키오 조형물은 당당히 남대천 옆에 세워져 있었다. 3개월 간의 여정의 종착지인 브라키오 조형물. 그 조형물을 보자마자 첫 발대식에서의 ‘해낼 수 있다’라는 생각이 확신의 ‘해냈다’로 바뀌었다. 그리고 그 ‘해냈다’라는 감정은 지식존중 프로젝트 결과물에 대한 소개와 감상을 브라키오 조형물 앞에서 대표로 발표하는 동안에도 계속 느껴졌다. 발표가 끝난 후에는 끝나지 않을 것만 같았던 활동이 끝이 났다는 점에서 느껴지는 시원섭섭함, 직접 프로젝트의 결과물을 크루들과 함께 눈으로 확인했다는 점이 주는 뭉클함 등 더 다양한 감정들이 마음 속으로 들어왔고, 이는 해단식이 끝나고 다시 서울로 돌아가는 동안에도 계속해서 느껴졌다. 그렇게 지식존중 프로젝트는 깊은 여운을 남긴 채 막을 내렸다.
part 3. 지식존중 1기 활동을 마무리하며
대학 생활을 하며 지금까지 했던 모든 활동들이 전부 소중했지만, 지식존중 프로젝트는 그 중에서 가장 ‘나’ 자신이 성장할 수 있었던 귀중한 활동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 만큼 지식존중 프로젝트는 나에게 많은 것들을 알려주었다. 다른 활동들은 성공의 기쁨을 더 많이 알려주었다면 지식존중 프로젝트는 나에게 실패와 좌절을 알려주었고, 그 과정에서 딛고 일어서는 방법과 그 안에서 또 다른 성공을 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울 수 있게 해주었다. 지식존중 프로젝트를 하면서 ‘해냈다’라는 감정보다는 ‘이 방향도 아닌가?’하는 감정이 더 빈번하게 느껴졌지만, 그 애매한 감정 조차 의지로 이겨내고 협력으로 물리칠 수 있는 방법을 배울 수 있어 이 또한 나와 크루들이 더 성장할 수 있었던 기회였지 않나 싶다. 대학생 신분으로 나의 생각을 실현시킬 기회를 주고, 더 나아가 날카롭게 파고드는 피드백과 부족한 부분을 바로 채워주는 추가 아이디어 제안, 그리고 ‘직접 방문하고 몸소 경험한다’는 것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깨닫게 해준 지식존중 프로젝트는 오랜 기간 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epilogue. 지식존중 프로젝트의 또다른 필연을 만들어 갈 당신에게
자신의 생각을 실제 결과물로 만들어보는 경험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자신과 비슷한 생각을 가졌지만 또 다른 아이디어들을 품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그리 쉽지 않을 것이다. 성공보다는 실패와 한계 속에서 진정한 성장을 하게 되는 경험도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그리 많지 않은 것들, 그리 쉽지 않은 것들을 20대 청춘의 대학생으로서 이루고 싶다면, 내 손으로 결과물을 직접 만들어 나가는 과정의 즐거움을 느끼고 싶다면, 한계에 도달했을 때 이를 ‘협력’으로 이겨나가는 경험을 하고 싶다면, 자신의 생각을 실현시키고 싶다면, 그리고 너무나도 좋은 인연들을 만나고 싶다면. 그렇다면 망설이지 말고 바로 지식존중 프로젝트에 도전하길. 내가 지식존중 프로젝트를 통해 배웠던 것들을 배우고, 혹은 그 이상을 배우고 얻으며 앞으로 더 좋은 지식존중 프로젝트의 필연을 만들어가는 여러분들이 되길 바란다.
자신의 생각을 실제 결과물로 만들어보는 경험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자신과 비슷한 생각을 가졌지만 또 다른 아이디어들을 품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그리 쉽지 않을 것이다. 성공보다는 실패와 한계 속에서 진정한 성장을 하게 되는 경험도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그리 많지 않은 것들, 그리 쉽지 않은 것들을 20대 청춘의 대학생으로서 이루고 싶다면, 내 손으로 결과물을 직접 만들어 나가는 과정의 즐거움을 느끼고 싶다면, 한계에 도달했을 때 이를 ‘협력’으로 이겨나가는 경험을 하고 싶다면, 자신의 생각을 실현시키고 싶다면, 그리고 너무나도 좋은 인연들을 만나고 싶다면. 그렇다면 망설이지 말고 바로 지식존중 프로젝트에 도전하길. 내가 지식존중 프로젝트를 통해 배웠던 것들을 배우고, 혹은 그 이상을 배우고 얻으며 앞으로 더 좋은 지식존중 프로젝트의 필연을 만들어가는 여러분들이 되길 바란다.
글/사진 지식존중 크루1기_김하민
prologue. 우연히 하게 된 도전
우연히 들어가게 된 대외활동 사이트에서 우연히 보게 된 대상그룹 지식존중 프로젝트의 공고. 그렇게 지식존중 프로젝트와 나의 첫 만남은 ‘우연’에서 시작되었다.
처음 모집 공고를 보았을 때는 여느 대외활동 공고와 비슷하다고 생각했지만, 공고를 읽으면 읽을수록 ‘전라북도 무주’, ‘지역 리포지셔닝’, ‘프로젝트 실행’이라는 말들이 다른 대외활동과는 다르다는 느낌을 주면서 점점 강한 호기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렇게 생긴 호기심은 하루 종일 리포지셔닝 사례들을 찾아보거나 식재료를 활용하는 아이디어들을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는 등의 행동으로 변하였다. 그리고 점점 지식존중 프로젝트 활동이 기대된다는 생각과 ‘이 활동, 정말 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우기 시작했다. ‘하고 싶다는 강한 열망’이 느껴진 순간, 더이상 망설일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고 바로 지식존중 1기 크루에 도전하게 되었다.
정말 ‘우연’으로 모든 일이 시작되었지만, 지금은 나의 ‘필연’이 된 지식존중 프로젝트. 우연이 필연으로 바뀌기까지의 여정이 때론 기쁘고, 때론 힘들고, 때론 뜻 깊었기에 그 희노애락의 여정을 글로 남겨보려고 한다.
part 1. 지식존중 1기 활동을 준비하며
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계속해서 지식존중과 관련한 생각을 했기 때문인지 예상했던 것보다 지원서 쓰는 것이 그리 어렵지는 않았다. 그동안 계속 생각을 하며 느꼈던 감정, 하고 싶고 배우고 싶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진솔하게 글로 녹여냈더니 제한 글자수가 금방 채워졌다. 하지만 문제는 따로 있었는데, 바로 ‘지역 아이디어 기획안’이었다. 이것 역시 아이디어 자체는 금방 떠올랐지만, 아무리 찾아봐도 아이디어를 완벽하게 설명하는 레퍼런스 이미지를 찾을 수가 없어 어떻게 레퍼런스를 채워야 할지에 대해 굉장히 오랜 시간 고민했던 것 같다. 그렇게 고민한 끝에 내린 결론은 ‘내가 직접 그리자’는 것. 미술을 전공하지도, 그림을 그리 잘 그리지도 못했지만, 나의 아이디어를 온전히 전달하기 위해 종이에 연필과 색연필로 아이디어 실현 그림을 그렸고, 이를 사진 찍어 지원서 칸에 첨부하였다. 그리고 그렇게 지원서를 마무리하고 구글 폼으로 제출한 후 하염없이 1차 결과만을 기다렸다.
어느덧 1차 결과가 나오는 날이 되었고 그날은 유독 눈이 일찍 떠졌다. 그리고 묘하게 긴장되는 마음과 함께, 최대한 담담한 척을 하며 하루 일과를 수행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문자 소리를 들을 때마다 잔뜩 긴장되었다가 광고 문자라는 사실을 알면서 긴장이 탁 풀리기를 세 번, 괜히 휴대폰을 힐끔거리고 지식존중 프로젝트 공식 사이트를 클릭하며 공지사항만 바라보기를 수십 번. 정말 너무나도 하고 싶었던 활동이었기 때문일까, 면접이라는 기회라도 정말 얻고 싶다는 마음이 컸기 때문일까, 시간은 평소보다 느리게 흘러갔고 그렇게 하염없이 결과를 기다리던 중 결과 문자가 왔다. 결과는 ‘합격’. 안도와 함께 행복한 감정이 흘러들어왔고 최종 합격을 꿈꾸며 면접을 준비했다. 1기 활동이었던 만큼 더더욱 면접이라는 존재가 미지수로 느껴졌지만, 극복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면접날을 기다리며 더 열심히 준비했다.
면접날 당일. 준비한 면접 자료를 계속 보면서 떨리는 마음과 함께 면접 장소로 향했다. ‘회사’라는 공간이 주는 위압감과 ‘면접’이라는 상황이 주는 긴장감을 비록 완전히 무시하진 못했지만,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긴장을 풀고 면접장에 들어가려고 하였다. 하지만 면접장은 내 예상보다 훨씬 컸고, 분위기는 엄숙했으며, 같이 면접을 보러 들어간 다른 지원자들은 답변을 정말 잘했다. 그래서인지 면접 중간에도 긴장감이 시도 때도 없이 불쑥 그 존재감을 드러냈지만, 어렵게 얻은 기회를 허망하게 날리고 싶진 않다는 생각에 최대한 준비했던 모든 내용을 보여드리고자 노력하였고, 그 노력 덕분에 면접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스스로에게 완전 만족하는 면접은 아니더라도 엄청 후회되는 면접은 아니었던 것 같다는 나름의 평가를 내릴 수 있었다. 그리고 다시 최종 결과를 기다리는 시간을 가졌다.
다음에는 이런 질문을 받았을 때 이렇게 답변을 해야지, 저 질문에서는 답변의 흐름을 좀 더 부드럽게 바꿔야겠다 등 면접을 복기하며 성실하게 최종 발표만을 기다렸고, 1차 결과 발표날처럼 최종 발표날 역시 느린 시간과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오전을 보냈다. 오후가 되자 나에게 한 통의 문자가 왔고, 그 문자에는 내가 하루 중 가장 기다리던 소식이 담겨있었다.
그렇게 나는 지식존중 1기 크루가 되었다.
part 2. 본격적인 지식존중 1기 활동 시작!
진정한 지식존중 1기 크루가 되는 날인 발대식이 되었다. 발대식은 면접 장소와 동일한 장소에서 진행되었는데, 떨리는 마음이 아닌 벅차고 설레는 마음으로 도착한 그곳은 면접 때와는 다른 따뜻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정해진 자리에 앉고 옆자리 크루들과 약간의 대화를 나누며 시간을 보내자 어느덧 발대식이 시작되었다. 발대식의 순서가 진행될수록 지식존중 프로젝트의 의미와 무게를 더욱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으며, 지식존중 1기 크루가 된 내가 가져야 할 책임감도 묵직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그 묵직함 또한 지식존중 프로젝트 지원을 준비하면서 내내 원했던 것이었기 때문에 ‘두렵다’라는 감정보다는 ‘해내고 싶다’라는 감정이 들었고, 이 감정은 발대식 이후에 진행된 오리엔테이션 때 모든 크루들을 만나며 ‘해낼 수 있다’라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여러 감정의 변화, 그리고 조금씩 쌓이기 시작한 크루들과의 신뢰와 함께 본격적인 지식존중 프로젝트 활동이 시작되었다.
지식존중 프로젝트의 첫 번째 활동은 서경종 CD님의 강의와 강준원 퍼실리테이터님과 함께하는 워크샵이었다. 지식존중 프로젝트 지원 준비를 하며 지역 리포지셔닝이나 브랜딩에 대해 자료조사를 했지만 여전히 부족한 수준이었기 때문에 이번 강의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했었고, 실제로도 ‘브랜드가 걸어가야 하는 길이 무엇인지’, ‘소비자에게 공감할 요소를 주는 것의 중요성’, ‘어떤 기준으로 무엇을 융합할 것이며, 우리가 찾아야 하는 무주는 무엇인지’ 등 지식존중 프로젝트를 원점에서 어떻게 바라보고 실행해야 하는지에 대한 감을 잡을 수 있었던 중요한 강의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막연하게 생각만 했던 아이디어를 어떻게 혁신적으로 실현시킬 것인가’라는 질문의 연속이었던 강의. 강의를 들으며 발대식에서 느껴졌던 묵직함이 다시 느껴졌지만, 그 묵직함이 오히려 더 즐겁게 느껴졌던 것 같다. 이후 워크샵을 통해 크루들이 처음 지원서를 제출했었을 때 냈던 아이디어들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원서를 쓸 당시에는 이것 말고는 다른 아이디어는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세상은 넓고 사람들의 생각은 다양하다’라는 말을 증명해주는 것 마냥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분야의 서로 다른 아이디어들을 들을 수 있었다. 다른 크루들의 참신한 아이디어들을 들으며 같은 주제를 이런 방식으로도 해석해서 아이디어를 낼 수 있구나라는 것을 배울 수 있었던 소중한 지식존중 프로젝트의 첫 활동이었다.
지식존중 프로젝트의 두 번째 활동은 무주 탐방이었다. 이번 지식존중 프로젝트의 가장 중심이자 시작점이 될 곳인 무주. 처음 가보는 미지의 공간처럼 느껴졌던 무주에 대한 첫 인상은 ‘여유로움’이었다. 어딜가도 볼 수 있는 초록빛, 거대한 돌을 뚫은 통로와 넓은 강, 산 속 숨겨진 동굴과 동화 같은 마을, 그리고 신비한 식재료와 맛있는 음식까지. 무주 탐방 전, 한아름 팀장님께서 무주를 ‘가보면 아는 곳’이라고 말씀해주셨는데 그 속뜻을 무주에 도착한 순간 바로 알 수 있었다. 이렇게 좋은 곳을 왜 진작 오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 자연과 사람이 함께 사는 신기한 공간이라는 감상, 처음 보는 마을 풍경과 관광지의 모습에서 느낀 신비함, 무주 군민들에게서 느낄 수 있었던 무주를 애정하는 감정. 그리고 가보면 그 매력을 절로 느낄 수 있는 곳을 어떻게 가고 싶게 만들까하는 고민. 1박 2일이라는 길지 않은 시간 동안 결코 적지 않은 것들을 보고 느끼며 무주에 대한 매력과 신비함에 흠뻑 빠질 수 있었던, 그래서 더 리포지셔닝 방안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던, 그런 무주 탐방이었다.
그 다음 활동은 바로 무주 탐방에서 느꼈던 것들과 새로운 아이디어를 융합하여 조별로 지역 리포지셔닝 아이디어를 기획하고 발표하는 것이었다. 워크샵에서 같은 조가 된 크루들과 함께 무주 탐방 때 느꼈던 감정이나 생각, 그리고 관련된 새로운 아이디어들을 공유하며 대략적인 기획 아이디어들을 모았고, 일주일 동안 줌 미팅을 통해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며 기획안을 작성하였다. 그리고 일주일 후 다른 크루들과 담당자님들 앞에서 준비한 기획안을 발표했고 이에 대한 피드백을 받았다. 피드백은 마음 스튜디오의 이달우 대표님께서 해주셨는데, 피드백에 앞서 대표님께서는 공간과 전시, 그리고 조형물에 대한 강의를 해주셨다. 공간이 가져야 하는 상징성과 가치, 그리고 실제 조형물 등이 설치되었을 때 해당 공간이 얼마나 유지될 수 있는지를 생각해야 한다는 것과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공간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는 것, 가장 순수한 아이의 시선으로 바라보라는 것 등 평소에 주의 깊게 생각하지 않았던 부분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면서 그것에 특별한 의미를 불어넣는 작업을 해야 한다는 강의를 들으며 정말 대단하고 기발하다는 생각과 함께 팀원들과 일주일 동안 작성한 기획안이 대표님께서 말씀하셨던 조건들 중에 일부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피드백 시간에 대표님께서 정확하게 그 부분들을 짚어주셨다. 열심히 회의를 하며 냈던 아이디어들이 한순간에 사라지는 것 같이 느껴져 조금 씁쓸하게 느껴지기도 하였지만, 반대로 잃어버렸던 방향성을 다시 찾아주시고 거기에 힌트까지 얹어주신 것 같이 느껴져 다시 희망을 가지고 대표님의 피드백을 계속 생각하며 팀원들과 함께 디벨롭 기획안을 작성하였다. 그리고 다시 일주일이 지나 발표의 시간이 다가왔고, 다시 원점에서부터 생각한 아이디어들을 크루들과 함께 나눴고 또 다른 조들의 디벨롭 아이디어들을 들었다. 그리고 아주 오랜 시간 동안 회의를 통해 우리는 한 가지 결론에 도달할 수 있었다.
“우리는 무주에 대형 브라키오 조형물을 세울 것이다.”
하나의 결론이 나오자 그 이후는 결론의 구체화를 위한 작업들이 이루어졌다. 크루들은 기획운영팀, 스토리텔링팀, 홍보팀 등 총 3개의 실행팀으로 나뉘어 각 팀별로 과제들을 수행하였고, 나는 스토리텔링팀이 되었다. 사실은 팀을 선정하기까지 많은 고민이 되었지만, 한아름 팀장님의 ‘여러분들은 심장이 뛰는 일을 했으면 좋겠어요’라는 말씀을 듣고 조금 더 내 심장이 뛰었던 스토리텔링팀을 선택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선택은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스토리텔링팀에서는 조형물과 식재료, 무주, 지식존중 프로젝트의 취지 등이 모두 녹아져 있는 하나의 큰 스토리를 작성해야 했고, 그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계속되는 새로운 아이디어 도출과 수정, 방향성 전환과 스토리 작성 및 회의. 스토리텔링팀에서 제출한 많은 스토리들은 그만큼 많이 백지로 돌아갔다. 그 과정에서 한계를 많이 느끼게 되었다. 처음 낸 스토리는 좋은 스토리가 아니었던 걸까, 지금은 괜찮을까, 이 부분은 좀 더 매끄럽게 적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저 부분은 디테일이 조금 떨어지는 것 같다. 그렇게 꽤 오랜 기간 동안 오직 스토리만을 생각하며 스토리 작성과 수정을 반복하였다. 그 과정에서 때로는 소재 고갈이라는 한계, 때로는 문장 표현에서의 한계, 때로는 시간적인 측면에서의 한계를 느꼈고, 그때마다 다소 지치기도 하였다. 하지만 그런 한계를 느낄 때마다 에디터님과 디렉터님의 피드백, ‘여러분들의 아이디어가 결코 틀린 건 아닙니다.’라고 말씀해주셨던 팀장님, 그리고 든든한 팀원들 덕분에 거기서 멈추지 않고 더 나아갈 수 있었다. 협동을 통해 한계를 뛰어넘는 방법,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던 귀중한 시간이었다.
어느 정도 스토리텔링팀의 일을 마무리하자 얼마 지나지 않아 홍보팀을 도와 두 번째 무주 탐방을 떠나게 되었다. 원래 두 번째 무주 탐방은 훨씬 전에 진행되었어야 했던 일정이었는데, 기록적인 폭우로 인하여 취소가 되어 각 팀별로 스케줄에 맞게 탐방을 하게 되었다. 스토리텔링팀의 경우 탐방이 꼭 필요하진 않아 탐방 계획을 따로 세우진 않았으나, 홍보팀에서 콘텐츠 제작을 위한 사진 및 영상 촬영에 도움이 필요하다고 하여 같이 당일치기 무주 탐방을 가게 되었다. 다시 가게 된 무주는 1차 탐방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을 선사해주었다. 풍경은 한 층 더 푸른색을, 온도는 더움과 뜨거움 그 사이를, 분위기는 훨씬 포근해진 느낌을. 홍보팀과 함께 촬영을 진행하면서 여름의 무주를 만끽할 수 있었고, 그 분위기를 온전히 카메라에 담아낼 수 있도록 노력하였다. 당일치기로 일정이 진행되었던 만큼, 훨씬 바쁘게 움직이며 일정을 소화해서 그런지 집에 돌아갈 때 쯤에는 녹초가 되었지만, 휴대폰 안에는 아름다운 무주의 풍경이, 마음 속에는 크루들과의 재미있는 추억이 가득 쌓여 있었기에 마냥 힘들지만은 않았다. 그렇게 2차 무주 탐방이 끝났다.
탐방 이후에는 지식존중 프로젝트의 마지막을 위해 모든 크루들이 홍보 콘텐츠 제작에 힘썼다. 각자 역할을 분담하고 그에 맞는 카드뉴스, 홍보물, 인스타그램 본문 글 등을 제작하고 작성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나는 무주의 특산물 중 머루를 소개하는 콘텐츠와 SNS 이벤트 콘텐츠를 담당하게 되었는데, 이것 역시 스토리텔링팀 과제처럼 계속되는 제작과 회의, 그리고 수정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그 과정 또한 재미있었다. 기획안을 작성하는 방법을 기획운영팀 크루들에게 배우는 것도, 계속되는 피드백 속 내가 부족했던 부분들을 배우는 것도, 새벽까지 콘텐츠를 제작하면서 몸은 피곤했지만 콘텐츠가 완성되는 모습을 보는 것도, 전부 다 재미있게 느껴졌다. 그리고 지식존중 프로젝트가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는 사실이 조금 아쉽게 느껴졌다. 여러 복합적인 감정과 함께, 활동이 점차 끝나갔다.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어느덧 8월의 마지막 날이 찾아왔고, 지식존중 프로젝트의 마지막 일정인 해단식이 무주에서 시작되었다. 해단식은 무주 전통생활문화체험관에서 진행되었으며 활동 보고, 크루들의 소감, 수료증 수여 등의 차례가 순서대로 지난 후 대망의 브라키오 조형물을 보러 다같이 남대천으로 이동하였다. 전날에 비소식이 있었기에 조금 걱정이 되기도 하였지만, 다행히 날씨는 맑았고 브라키오 조형물은 당당히 남대천 옆에 세워져 있었다. 3개월 간의 여정의 종착지인 브라키오 조형물. 그 조형물을 보자마자 첫 발대식에서의 ‘해낼 수 있다’라는 생각이 확신의 ‘해냈다’로 바뀌었다. 그리고 그 ‘해냈다’라는 감정은 지식존중 프로젝트 결과물에 대한 소개와 감상을 브라키오 조형물 앞에서 대표로 발표하는 동안에도 계속 느껴졌다. 발표가 끝난 후에는 끝나지 않을 것만 같았던 활동이 끝이 났다는 점에서 느껴지는 시원섭섭함, 직접 프로젝트의 결과물을 크루들과 함께 눈으로 확인했다는 점이 주는 뭉클함 등 더 다양한 감정들이 마음 속으로 들어왔고, 이는 해단식이 끝나고 다시 서울로 돌아가는 동안에도 계속해서 느껴졌다. 그렇게 지식존중 프로젝트는 깊은 여운을 남긴 채 막을 내렸다.
part 3. 지식존중 1기 활동을 마무리하며
대학 생활을 하며 지금까지 했던 모든 활동들이 전부 소중했지만, 지식존중 프로젝트는 그 중에서 가장 ‘나’ 자신이 성장할 수 있었던 귀중한 활동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 만큼 지식존중 프로젝트는 나에게 많은 것들을 알려주었다. 다른 활동들은 성공의 기쁨을 더 많이 알려주었다면 지식존중 프로젝트는 나에게 실패와 좌절을 알려주었고, 그 과정에서 딛고 일어서는 방법과 그 안에서 또 다른 성공을 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울 수 있게 해주었다. 지식존중 프로젝트를 하면서 ‘해냈다’라는 감정보다는 ‘이 방향도 아닌가?’하는 감정이 더 빈번하게 느껴졌지만, 그 애매한 감정 조차 의지로 이겨내고 협력으로 물리칠 수 있는 방법을 배울 수 있어 이 또한 나와 크루들이 더 성장할 수 있었던 기회였지 않나 싶다. 대학생 신분으로 나의 생각을 실현시킬 기회를 주고, 더 나아가 날카롭게 파고드는 피드백과 부족한 부분을 바로 채워주는 추가 아이디어 제안, 그리고 ‘직접 방문하고 몸소 경험한다’는 것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깨닫게 해준 지식존중 프로젝트는 오랜 기간 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epilogue. 지식존중 프로젝트의 또다른 필연을 만들어 갈 당신에게
자신의 생각을 실제 결과물로 만들어보는 경험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자신과 비슷한 생각을 가졌지만 또 다른 아이디어들을 품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그리 쉽지 않을 것이다. 성공보다는 실패와 한계 속에서 진정한 성장을 하게 되는 경험도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그리 많지 않은 것들, 그리 쉽지 않은 것들을 20대 청춘의 대학생으로서 이루고 싶다면, 내 손으로 결과물을 직접 만들어 나가는 과정의 즐거움을 느끼고 싶다면, 한계에 도달했을 때 이를 ‘협력’으로 이겨나가는 경험을 하고 싶다면, 자신의 생각을 실현시키고 싶다면, 그리고 너무나도 좋은 인연들을 만나고 싶다면. 그렇다면 망설이지 말고 바로 지식존중 프로젝트에 도전하길. 내가 지식존중 프로젝트를 통해 배웠던 것들을 배우고, 혹은 그 이상을 배우고 얻으며 앞으로 더 좋은 지식존중 프로젝트의 필연을 만들어가는 여러분들이 되길 바란다.
자신의 생각을 실제 결과물로 만들어보는 경험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자신과 비슷한 생각을 가졌지만 또 다른 아이디어들을 품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그리 쉽지 않을 것이다. 성공보다는 실패와 한계 속에서 진정한 성장을 하게 되는 경험도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그리 많지 않은 것들, 그리 쉽지 않은 것들을 20대 청춘의 대학생으로서 이루고 싶다면, 내 손으로 결과물을 직접 만들어 나가는 과정의 즐거움을 느끼고 싶다면, 한계에 도달했을 때 이를 ‘협력’으로 이겨나가는 경험을 하고 싶다면, 자신의 생각을 실현시키고 싶다면, 그리고 너무나도 좋은 인연들을 만나고 싶다면. 그렇다면 망설이지 말고 바로 지식존중 프로젝트에 도전하길. 내가 지식존중 프로젝트를 통해 배웠던 것들을 배우고, 혹은 그 이상을 배우고 얻으며 앞으로 더 좋은 지식존중 프로젝트의 필연을 만들어가는 여러분들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