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단식][활동후기] 식지 않는 마음을 간직할 지식존중가들의 이야기

글/사진 지식존중 크루1기 김정연



#지원 과정


1) 왜, 지식존중이었나? : 

 상반기는 좌절과 실패의 연속이었습니다. 

대학 3학년이 유독 쉽지 않은 시기임은 익히 들은 바 있었는데, 저도 예외는 아니었나 봅니다.

현실과 이상의 괴리를 느껴 어렵게 합격한 진로 관련 동아리에서 탈퇴하기도 했고, 분명 좋아서 선택한 전공임에도 때로는 맞지 않는 옷을 억지로 입은 것처럼 답답한 기분이 들기도 했습니다. 


 좌절하기보단, 차분히 지난 대학 생활이 저에게 준 가르침을 되짚어 보았습니다. 

여러 차례 경험한 팀 활동은, 혼자일 때와는 또 다른 여러 어려움에도 여전히 ‘함께’ 할 때 긍정적인 가치는 더욱 증폭된다는 깨달음을 주었습니다. 열심히 참여했던 사회변화 프로젝트들은 여전히 재조명을 기다리는 곳들이 있음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또한 대학 입학 후 본격적으로 들인 취미인 ‘맛집 탐방’, 그리고 이에 대한 깊이를 더해주는 전공 공부는 식생활의 즐거움을 알려주었습니다. 찬찬히 돌아본 결과, 가장 좋아하는 것이자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에 다시금 도전해야겠다는 결심이 섰습니다. 그리고 새롭게 탐색하기 시작했습니다.


 단번에 눈에 들어온 것은, 평소 관심 있던 기업의 서포터즈 모집 공고였습니다. 주최는 ‘대상’, 그리고 프로젝트명은 ‘지식존중’. 한자를 좋아하는 편이라, 흔히 쓰이는 ‘지식’이 아닌 새로운 한자 구성으로 꾀어낸 언어유희가 흥미로웠습니다. 이번 프로젝트의 존중 대상은 ‘전라북도 무주군’이라고 했습니다. “왜 무주일까?“,  궁금증이 일었습니다. 




2) 지원 과정에서 느낀 점 : 

2-1) 지원서 작성


 사전 조사 끝에 그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저 자신조차 왜 그간 관심을 가져볼 생각을 못 했나 싶을 만큼, 무주는 참 매력적인 지역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꼭 이 프로젝트에 참여해서, 직접 방문해 보고 듣고 느끼며 더 알아가고 싶었습니다.


 충분한 사전 안내와 문의에 대한 친절한 응대 덕에 지원자로서도 ‘존중’ 받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신기하게도 기존의 숱한 경험과는 달리, 이번에는 기업에 일방적으로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대학생으로서 제가 가진 시각을 공유해 드리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아이디어가 실효성이 있는지, 설명은 직관적인지, 레퍼런스는 충분히 이해를 돕는지 등등 나름의 기준을 세우고 저의 아이디어 제안서를 대입해 점검을 거듭했습니다.

 

 솔직히, 스스로 백 퍼센트 만족하지는 못했습니다. 다만 그렇기에 더더욱 직접 대면하여 면접관분들께 저의 아이디어를 설명해 드리고, 아이디어 상의 빈틈에는 함께하고픈 저의 진심을 채워 전하고 싶었습니다. 그 마음이 통한 것인지, 마곡나루에 위치한 대상이노파크의 면접장 문을 두드릴 기회를 얻었습니다


2-2) 면접


 지난 경험상, 분명 간절할수록 더욱 떨렸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희한할 정도로 덤덤하고 차분했습니다. 오히려 한 문장이라도 더 또렷하게 말씀드리고자 정신을 꽉 붙잡았습니다. 그리고 저의 아이디어와 지난 대학 생활에 보여주신 면접관분들의 관심이 긍정적인 시그널이기를 바라며 기다린 끝에, 프로젝트에 합류하게 되었다는 기쁜 소식을 전달받을 수 있었습니다.



#활동 과정

  1. 초반 : 

 지식존중 프로젝트에서 만난 사람들도, 무주도 분명 처음이었습니다. 그러나 서로를 존중하며 어느새 빠르게 익숙해질 수 있었습니다. 직접 방문한 무주에는 산, 숨, 그리고 쉼이 있었습니다. 그 속의 가치를 나누며 어느새 무주에 ‘진심’이 되어 있는 크루들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만 오기에는 너무나 아까울 만큼 좋은 무주에,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지게 할 수 있을지, 또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이들이 방문하게끔 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또 고민했습니다. 



  1. 중반 : 

 

  매 순간이 소중했지만, 분명 여러 어려움에 부딪히기도 했습니다. 수없이 많은 아이디어를 공유했지만, 단 하나의 아이디어만이 채택될 수 있었기에 저희는 신중해야만 했습니다. 어떤 아이디어는 직관적으로 와닿지 못했고, 또 어떤 아이디어는 이상적이지만 실현 가능성은 작았습니다. 하지만 아이디어를 솎아내는 과정에도 서로에 대한 존중이 기반이 되니, 누구의 마음도 다치지 않고 최상의 결과를 도출해 내는 일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1. 후반 : 

 어렵사리 하나의 최종 아이디어를 결정하던 날이 아직도 생생히 떠오릅니다. “오늘은 반드시 아이디어를 확정하고 가자”라고 굳은 결의를 다지며 다 함께 탁상에 둘러앉았고, 결국 그날 자리에서 일어나는 모두의 머릿속에는 거대 브라키오 벌룬이 부풀고 있었습니다. 


이후부터는 팀을 나누어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각 팀의 역할이 모두 중요하기에 고민이 많았지만, 결국 홍보팀을 택했습니다. 이 좋은 프로젝트를, 이 좋은 아이디어를, 이 좋은 무주를 혼자만 알고 있기에는 너무 아쉬웠기 때문입니다. 더 많은 이들에게 도달할 수 있기를 바라며, 홍보팀 활동에 매진했습니다. 열정적인 팀원들 덕에 세상에 이렇게나 다양한 콘텐츠와 채널이 있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우리도 그러한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라고 서로 다독이며 도움을 주고받은 끝에 무주와 지식존중 프로젝트를 알리며 무사히 끝마칠 수 있었습니다.

 


#활동을 마치며

  1. 무주와 무엇을 주고받았나

 저는 무주로부터 평생 잊지 못할 ‘기억’을 선물 받았습니다. 반딧불이를 두 눈으로 직접 마주한 순간부터 쾌청한 남대천의 풍경까지… 어떤 가치로도 환산할 수 없는, 마음에 깊이 남을 기억이라는 소중한 선물을 준 무주는 어쩌면 저에게 제2의 고향으로 남지 않을까 싶습니다.

무주도 저와 나눈 기억을 오랫동안 간직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지역민분들과 나눈 정다운 웃음, 방문객분들께 선사한 브라키오와의 추억이 바래지 않고 남아있기를 소망합니다.

 


  1. 지식존중과 무엇을 주고받았나

 어쩌면 우리 삶과 가장 밀접한 곳에서 오랜 시간 함께해 왔을 대상그룹. 이번 지식존중 프로젝트를 통해 직간접적으로 그 집단이 추구하는 가치를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존중’이 바탕이 되는 집단은 함께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는 믿음도 얻었습니다. 무엇보다 지식존중 프로젝트에 참여하여, ‘지역의 식재료’를 진정으로 존중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기에 저에게 있어 본 프로젝트는 지난 대학 생활 동안 수없이 해온 도전 중 가장 가치 있는 것이었습니다. 스스로의 지원서가, 또 아이디어가 불완전하다는 생각에 망설였지만, 용기 내어 지식존중의 문을 두드린 그날은 제 인생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 준 날로 남을 것 같습니다.



  1. 왜, ‘앞으로도’ 지식존중이어야 하는지

 활동 내내 크루들과 셀 수 없이 반복한 말이 생각납니다. 정말 많은 활동들을 해왔지만, 이런 활동은 처음이라는 것. 지식존중은 다른 무엇보다 활동자들을 최우선으로 존중해 주었습니다. 사소한 의사결정부터 하나의 큰 아이디어 도출까지, 어느 것 하나 크루들의 생각과 가치관이 반영되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함께’ 도전해 나가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나가는 일의 가치를 아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지식존중가’가 될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거창하고 대단하지는 않을지라도, 존중 위에 쌓이는 존중은 어느새 두터워져 여러분의 든든한 받침목이 되어줄 것입니다. 


 첫 시작은 무주였지만, 아직도 대한민국에는 재조명받을 날을 기다리는 아름다운 지역이 너무나 많습니다. 진정한 리포지셔닝이란 무엇일지, 아직도 저에게 고민거리의 하나로 남아 있지만 한 가지는 확실합니다. 굳이 분명하게 정의하려 애쓰지 않아도, ‘일단’ 눈과 귀, 그리고 마음을 열고 다가가면 넓은 품으로 우리를 안아줄 땅과 하늘이 있다는 것! 


 지식존중 프로젝트와 함께 더 많은 지역을 새롭게, 가고 싶게 만들 준비가 된 분들과 ‘존중’의 키워드로 연결될 날을 고대하며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이번 지식존중 프로젝트 1기에서 배운 가치를 사회에서 실천하면서요!

TEL      02) 733-1399
E-mail jisik.respect@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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